라오스의 비밀전쟁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배를 타고 한강물 너비의 강을 건너면 라오스 땅을 밟을 수 있다. 단지 10여분 정도의 시간이지만 그곳을 건널 때면 매콩강에 한 맺혀있는 피의 역사를 되집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라오스를 말하려 한다.

14세기 중국 운남성에서 내려 온 라오족의 왕자 Fa Ngum이 크메르 일만 군대의 도움을 받아 비엔티엔(현 라오스의 수도)을 정복하며 란쌍왕국19)을 건국... 이렇게 왕국으로서의 라오스의 역사는 시작된다.

1520년 버마의 공격을 피해 수도를 루앙푸라방에서 남쪽의 비엔티엔으로 옮기고 계속되는 왕권의 약화로 란쌍왕국은 3등분이 된다. 북부의 루앙푸라방(Luang Prabang), 중부의 비엔티엔(Vientiane) 그리고 남부의 참파삭(Champasak)으로... 그리고 다시 1763~1769에 버마에 의하여 루앙푸라방이 무너지고 씨암(태국의 옛 이름, 아유타야)에 의하여 남부의 참파삭이 정복을 당한다. 후에 씨암에 의하여 버마가 물러나고 태국이 본격적으로 라오스를 지배한다. 씨암에 의하여 비엔티엔의 왕으로 명해진 Chao20) Anouvong은 태국의 문물과 언어(태국 글자)를 라오스 땅에 도입시켰으며 그런 연유로 현재 라오스의 글자와 언어가 태국어와 거의 흡사하며 건축양식(사원)이나 음식, 생활 풍습도 많이 비슷하다.

그러던 중 Chao Anouvong은 베트남과 연계해서 태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시도 하였으나 실패로 돌아가고 역효과로 란쌍(라오스) 왕국은 완전히 태국의 지배에 들어간다. 지도상에서 라오스 땅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 부터는 태국 땅이다.

나약한 왕권으로 인해 바람 잘 날 없었던 라오스의 역사!!! 하지만 라오스 역사의 시련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그 시련의 시작은 19세기 후반이다. 중국이 루앙푸라방을 공격하고 프랑스가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라오스 구조에 나선다. 그리고 라오스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는다. 그 과정에 태국의 이야기가 있다. 태국은 스위스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세의 침입을 받지 않은 나라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나라이다. 그 주장에는 오류 가 있다. 바로 라오스의 19세기 말 역사가 그 오류를 증명 한다. 중국이 루앙푸라방을 공격하는데 그 곳을 지배하던 태국은 갑자기 사라지고 프랑스가 등장을 하여 구조를 하고 다시 프랑스가 라오스를 지배한다. 라오스 이전에 프랑스는 먼저 태국 땅을 밟았다. 태국의 옛 이름 (아유타야)을 씨암(Siam)이라고 처음으로 부른 나라가 바로 프랑스이다. 프랑스가 태국을 점령하기 위하여 프랑스왕실에서 상인을 가장한 왕실관리를 태국에 보냈고 그 관리가 태국 땅을 정탐 끝에 프랑스 왕에게 보낸 서신에..."이 곳(아유타야)에는 프랑스의 파리 (Paris)만큼 아름다운 도시가 있으니 그 곳을 Siam이라 부르더라..." 이 편지에서 태국을 최초로 ‘씨암’이라 부르게 되었고 현재까지 태국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정리하면 프랑스가 태국을 점령하기 위하여 태국 땅에 들어왔고 태국은 라오스 땅을 프랑스에 내어주며 프랑스의 지배로 부터 벗어난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는 루앙푸라방을 침략해 온 중국을 몰아내고 라오스 땅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프랑스가 루앙푸라방을 중심으로 라오스를 지배하였고 1945년 일본이 잠시 라오스(동남아)를 지배하다가 일본의 8.15 항복 선언으로 다시 프랑스가 라오스를 지배...1953년 비로서 라오스가 프랑스를 몰아내고 독립을 한다. 이 역시 자신들의 힘으로 독립을 한 것은 아니다. 2차 대전이 끝난 당시 동남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주의와 소련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주의로 양분 되었고 그 와중에 베트남이 소련, 중국과 다른 또 다른 형태의 사회주의(민족 주의)를 표방하며 라오스, 캄보디아와 연대를 시도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연대의 이름이 인도 차이나이다. 결국 라오스는 베트남의 도움으로 독립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독립한 라오스는 새로운 권력을 주도하려는 왕정파(Royal Lao)와 신 군부파(Pathet Lao)로 대립이 되고 이 혼란을 틈타고 미국이 개입을 하여 왕정파를 옹호한다. 미국의 개입은 라오스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기게 되니 이름 하여 ‘숨겨진 전쟁’ 비밀전쟁이다. ‘비밀전쟁'이라고 감추어진 라오스와 미국의 이 전쟁은 베트남 전쟁과 그 이야기를 같이 한다.

19) *란쌍(‘란’은 태국어로 백만을 뜻하고, ‘쌍’은 중국어의 코끼리 상에 서 따온 말. 즉 ‘백만 마리의 코끼리가 있는 나라’를 뜻함)

20) *Chao는 과거 태국이 지배했던 나라의 지명 된 왕에게 붙이는 호칭 으로 과거 중국이 고려를 속국으로 삼으며 고려말의 왕들의 이름 앞 에 붙여진 ‘충’자가 바로 그것과 같은 호칭(충렬왕...)들 이었다. 치앙 마이의 역사중 란나 말기에 태국이 란나를 속국으로 삼으며 임명했던 왕들도 모두 이름 앞에 Chao를 붙였었다. (Chao InthaWichayanon 인타논 왕: 란나의 일곱 번째 왕이며 다라 라사미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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