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사원의 건축양식
태국의 사원도 우리나라의 절(사찰)과 같이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
하다. 쩨디(Chedi)라고 불리는 탑이 있고 대웅전(위한 Vihan), 포
살당(우보솟 Ubosot), 서고(호 트레이 Ho trai), 그리고 종탑(호
라캉 Ho rakhang) 등이 있다.
하지만 관광객의 눈에 보이는 태국의 사원은 분명 이색적으로 보
인다. 사원을 들어서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대웅전(위한
Vihan)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
다른 공통된 건축 양식이 있다.
겹(복층)으로 되어있는 지붕이 그 색다름의 시작일 것이다. 보통
의 사원은 두 겹, 또는 세 겹으로 되어있고 왕실사원은 네 겹으
로 되어있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넓은 홀을 덮어야하는 큰 지붕
이 단 겹으로 되어있을 때 보다 복 겹으로 되어 있는 것이 더 미
적으로 나아보이기 때문에 설계된 양식이라는 평이 일반적이다.
또한 층과 층 사이에 공간을 두어 더운 열기를 빼내기 위한 수단
으로도 설명된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이 대웅전 계단 입구 양쪽으로 놓여있는
뱀의 형상들 일 것이다. 나가(naga)로 불리는 머리가 7개 달린
코브라(뱀)형상을 한 힌두의 반신이다. 머리가 하나인 경우는 자
세히 보면 뒤에서 또 다른 머리가 앞의 나가의 머리를 물고 물어
서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다. 그리고 지붕 망와(처마 중앙 모서리)
에는 조금 형상이 다른 구조물이 보인다. 독수리 모양을 한 가루
다(Garuda)로 불리는 역시 힌두의 반신이다.
또한 초파(Chofah)로 불리는 망와(처마 중앙 모서리)에서 아래로
내려진 삼각형 모양의 넓은 판넬은 람용(Lamyong)이라 불리는
박공양식이다. 다양한 모양의 조각이 보통은 금빛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봉황, 용, 코끼리 등 장수와 부를 기원하는 형상들이 중앙
에 장식되어 있다. 가끔은 다른 동물도 새겨져 있는데...당시 사
원을 지은 왕의 생년 띠(12간지)에 해당하는 동물이다.
그럼 왜? 태국의 모든 사원 건축물의 계단 입구에는 나가(naga)
가 그리고 망와에는 가루다(Garuda)의 형상이 있는 것일까?
...힌두(Hindu)신화에는 창조의 신 브라흐만(브라만 Brahman),
보수의 신 비쉬누(Visnu) 그리고 파괴의 신 시바(Shiva)가 있다.
비쉬누(Visnu)신이 타고 다니는 반신격의 새가 가루다(Garuda)
이고 시바(Shiva)신이 허리띠로 사용한 반신이 바로 뱀의 형상을
한 나가(naga)이다. 가루다(Garuda)와 나가(naga)는 원래부터 원
수지간이며 서로 타협을 할 수가 없는 관계였다.
다시 태국불교의 전설에 의하면 하루는 가루다와 나가가 심하게
싸움을 하다가 부처님 앞에 떨어지게 되었다. 서로 싸우는 모습
을 지켜 본 부처님은 그 둘의 관계가 좋아질 수가 없음을 알고
이렇게 명령을 하였다 한다.
“나가(naga)는 원래 땅을 비옥하게 하고 땅의 보물을 지키는 반
신이니 너는 내가 거할 곳(사원)의 땅을 지키고 가루다(Garuda)
는 원래 하늘을 지배하는 반신이니 내 집(사원)의 지붕을 지키거
라~.”
그렇게 해서 원수지간이었던 힌두의 두 반신은 태국사원의 땅과
하늘을 지키는 상징물이 되어 각각 계단과 망와에 배치되어 태국
사원 건축양식이 되었다 한다.
가루다(Garuda)는 태국의 국장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인도네시아
의 항공사의 이름(가루다 항공)으로도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