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왓 쩨디루앙- 에메랄드 불상의 고향
쩨디(Chedi)는 불탑을 의미 하는데, 인도의 아소카(Asoka)왕이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기 위하여 최초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동남아에서는 왕과 신이 하나라는 '신왕 일치 사상'에서 왕의 유
골을 모시기 위하여 만들어 졌다. 루앙(Luang)은 '크다'라는 뜻으
로 왓 쩨디루앙(Wat Chedi Luang)은 '큰 탑이 있는 사원'이란
뜻이다. 과거에는 왓 꾸<*꾸(Ku)는 란나어로 '탑'이란 뜻이며
무앙(Muang)은 '도시'이다.> 무앙(Wat Ku Muang)이라 하여
'도시의 탑이 있는 사원'으로도 불리었다.
이 탑은 1391년에 샌 무앙마왕이 선왕인 꾸나(Kue Na)의 유해를
안치하기 위하여 건립을 시작하였으나 왕대에는 완공을 보지 못
하고 왕의 손자인 띨로까랃(Tilokarat)왕 때에 완공을 하였다. 최
초에 완공된 이 쩨디는 기단의 한 변의 길이가 54m이며 높이는
무려 90m에 달하는 거대한 탑으로 당시 띨로까랃(Tilokarat)왕의
막강한 왕권과 불교문화의 융성함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또한 쩨디의 네 기단은 '낙'<*낙-'나가'(Naga)라고 하는 크메르
힌두교의 전설에 나오는 뱀(코브라)으로 강한 독으로 악을 물리
치고 보물을 지킨다는 힌두의 반신이다.>
이라고 하는 용(뱀)이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 탑은 완공후로 부터 약 100년 뒤인 1545년 치앙마이
를 덮친 대지진에 의하여 무너져 내리고 버마의 침략기 동안에
그대로 방치 되었다가 최근에 보수 되어 현재는 약 60m 정도만
이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 치앙마이에서 가장 높은 탑이다.
사원의 정문을 들어서면서 보이는 위한(Vihan 대웅전)은 1928년
에 세워진 건축물로 내부에 기둥의 기단을 종 모양으로 하고 위
쪽의 끝부분은 연꽃모양으로 마무리한 사원 건축양식의 아름다움
을 극대화한 비한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이 사원이 치앙마이에서 유명한 사원 중에 하나인 이유가
위한(대웅전) 입구 왼쪽에 위치한 작은 건물이다.
락 무앙(Lak muang)이라 하는 작은 건물로 '도시의 기둥'이란
의미이다. 그 작은 건물 안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한 승려(수도
사)의 석상이 기둥위에 모셔져 있다. 신화에 의하면 그 승려가 적
(악령)을 막아내기 위하여 하늘의 신인 '인드라'신에게 도움을 청
하였고, 그것을 허락한 인드라가 두 명의 Kumaphan(반인반수)
을 시켜 하늘나라의 인타킨 기둥(Inthakhin Pillar)을 옮겨 놓았
다 한다.
그 기둥이 락 무앙<*치앙마이를 포함한 태국의 모든
도시에는 이 '락 무앙'이 있다. 도시의 중심에 있으며 위치적으로
나 정신적으로 도시의 중심이라는 의미가 있는 곳이다.>의 유래가
되어 도시를 지키고 있는것이다.
이 ‘락 무앙’은 1800년에 까윌라왕이 Wat Sadoe Muang에서 현
재의 위치로 옮겼으며 사원의 남쪽과 북쪽의 두 곳에 이 '락 무
앙'을 세웠다. 그리고 그 '락 무앙'의 기단에는 인드라신의 명으
로 인타킨 기둥을 옮긴 반인반수의 꾸마판(Kumaphan)를 세워
이중으로 이도시를 악으로 부터 보호하게 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락 무앙 근처에 세 그루의 양(Yang)나무<*양(Yang)나무- 딥테로
카푸스 아라투스(Dipterocarpus alatus)라는 고무나무의 일종으로
태국인들은 이 나무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를 심어 다시
3중으로 이 도시를 보호하고 있다.
버마의 200년 통치이후 톤부리왕조(현 태국왕조의 이전왕조)에
의하여 치앙마이가 반독립을 인정받으며 치앙마이의 왕으로 내정
이 된 까윌라왕이 란나를 지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과 애
정을 보였는지가 역력히 보여 지는 부분이다.
까윌라왕(King Kawila1742-1815)은 옛 란나왕조의 복원과 다시
는 란나가 외부로 부터의 침략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하여 북으로
는 창푸악 게이트(Pratu Chang Phuak) 밖에 쿠앙 창(Khuang
Chang)과 쿠앙 싱(Khuang Singh)을 세우고 안으로는 쩨디루앙
사원 내에 이렇게 3중으로 보호막<*쿠앙 창(Khuang Chang 코끼리)
과 쿠앙 싱(Khuang Singh 사자)- 수호 동물로 나라를 지키지 위하여
만든 전각>을 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사원(왓 쩨디루앙)을 치앙
마이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원중에 하나로 여기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정말 이사원이 유명한 이유는 에메랄드(Emerald)불상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방콕의 왕실사원인 왓 프라 깨우(Wat Phra Kaew)에 모셔
져 있는 에메랄드 불상(Phra Kaew Morakot)의 대서사시와 같은
불상의 역사는 이렇다.
<그 역사적인 불상의 이동경로를 정리해 보았다.>
1차 이동 처음 불상은 인도의 승려 나가세나(나선)에 의하여 제
작 되었다고 전해지며 인도의 내전으로 현재의 스리랑카로 옮겨
짐. 버마를 통일한 바간(Bargan)왕국의 아누릇왕이 소승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며 스리랑카에 프라깨우(Phra Kaew)를 보내 달
라고 요구했고 보내지던 도중에 풍랑을 만나 사라짐.
2차 이동 캄보디아에서 발견.
3차 이동 캄보디아왕은 당시 자신들을 지배하던 아유타야(태국)
왕에게 선물로 바침. 버마가 아유타야를 침략. 프라깨우(Phra
Kaew)는 아유타야에서 사라짐.
Saen 태국 최북단)에서 폭풍우에 의하여 씻기어진 흙더미 속에
서 발견. 그 때 처음으로 발견한 스님이 옥(Jade)으로 만들어진
이 불상(Phra Kaew Yok)을 에메랄드(Emerald)로 잘못 알고 부
른 것이 지금까지 에메랄드 불상(Phra Kaew Morakot)으로 불리
고 있다.
5차 이동 당시 란나의 전진도시였던 치앙라이로 이동.
6차 이동 치앙라이에서 란나왕조의 수도인 치앙마이로 옮기려
하였으나 불상을 실은 코끼리가 세 번이나 방향을 람빵(Lam
pang 치앙마이 동쪽의 도시이며 과거 란나의 영토)으로 옮기는
바람에 부처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불상을 람빵(32년 동안)으로
옮김.
7차 이동 1468년 쩨디(Chedi)를 완공한 띨로까랃(Tilokarat왕
이 불상을 치앙마이로 옮기고 쩨디루앙의 동쪽 벽감에 안치. 이
때부터 정확한 에메랄드 불상의 역사가 기록됨.
8차 이동 란쌍(Lan Xang 지금의 라오스)의 왕자와 자신의 딸
을 혼인시킨 란나의 왕이 후사가 없자 란나는 란쌍의 왕이 통치
를 하게 됨. 1548년 불상은 란쌍(Lan Xang)왕국의 수도인 루앙
푸라방(Luang Phrabang)으로 옮겨짐.
9차 이동 버마의 침략으로 란쌍왕국은 수도를 남쪽인 위앙짠(지
금의 비엔티엔)으로 옮기고 에메랄드불상은 1778년 까지 무려
200년을 라오스의 보물로 남겨짐.
10차 이동 톤부리왕조가 라오스 땅을 포함한 태국을 통일하며
에메랄드불상은 비엔티엔에서 방콕으로 옮겨지고 왓 아룬(Wat
Arun 새벽사원)에 있다가 1784년 왕실사원인 왓 프라 깨우
(Wat Phra Kaew)가 완공되고 그곳에 모셔진다.
현재 왓 쩨디루앙의 동쪽 벽감에 있는 에메랄드 불상은 란나왕국
건국 600주년을 맞이하던 1995년에 현 국왕이 선사한 약 70cm
높이의 에메랄드 불상을 본 떠 만든 검정 옥 불상이다.
가는 곳 마다 나라의 보물로 여겨졌던 에메랄드 불상(Phra Kaew
Morakot)의 이동경로를 보면 마치 주변 열강들의 패권 다툼이
이 불상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으로 보여 지기도 한다. 나라의
운명과 함께 했던... 그렇기에 지금은 태국역사의 건국신화인 라
마끼안으로 벽화를 장식한 왕실사원인 왓 프라 깨우(Wat Phra
Kaew)사원의 중심 한 가운데에서 이 나라 태국을 지키는 영적
호국불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치앙마이 왓 쩨디루앙(Wat Chedi Luang)은 그 에메랄드 불상
(Phra Kaew Morakot)의 역사가 시작 되었던 곳이다.
